솔직히 저는 코스피 ETF를 고를 때 보수를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다 비슷하겠지 생각했는데, 직접 숫자를 뜯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같은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데도 운용사마다 보수율이 다르고, 특히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30배 가까운 차이가 났습니다. 코스피가 많이 오른 지금, 뒤늦게라도 따라 타고 싶은데 어떤 ETF를 골라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겁니다.

지수 ETF는 성과가 같으니 보수만 보면 됩니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삼성의 코덱스200, 미래에셋의 타이거200, KB의 라이즈200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지수 추종'이란 해당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을 비중대로 그대로 사서 보유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가 30%, SK하이닉스가 20% 비중이면 ETF도 그 비율대로 담는 겁니다.
이런 지수 ETF는 운용사가 어디든 성과 차이가 없습니다. 같은 지수를 똑같이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럼 뭘 봐야 할까요? 저는 운용 규모와 보수, 이 두 가지만 확인했습니다.
운용 규모부터 비교해보겠습니다.
- 코덱스200: 18.5조원
- 타이거200: 7.5조원
- 라이즈200: 3.1조원
코덱스가 압도적으로 큽니다. 운용 규모가 크다는 건 거래량이 많아 매수·매도 시 원하는 가격에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규모가 너무 작으면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져 실제 거래 시 불리한 가격에 사거나 팔 수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다음은 보수입니다. 보수는 연 단위로 부과되는 수수료로, BP(Basis Point) 단위로 표시됩니다. 여기서 BP란 0.01%를 의미하며, 100BP가 1%입니다.
- 코덱스200: 15BP (연 0.15%)
- 타이거200: 13BP (연 0.13%)
- 라이즈200: 1.7BP (연 0.017%)
숫자만 보면 라이즈가 압도적으로 쌉니다. 하지만 운용 규모가 3.1조로 코덱스의 1/6 수준이라 유동성 측면에서 불안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부동산 살 때는 취득세 0.1%도 아까워서 계산기 두들겼으면서, ETF 보수는 한 번도 확인 안 하고 샀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코덱스와 타이거 중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보수 2BP 차이는 1천만원 투자 시 연 2천원 정도입니다. 크지 않지만, 장기 투자라면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입니다. 저는 타이거를 선택했습니다. 운용 규모도 7.5조로 충분히 크고, 보수는 더 싸니까요.
레버리지는 보수 격차가 훨씬 심합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1% 오르면 레버리지 ETF는 2% 오르는 식입니다. 여기서 '일간 수익률 2배'란 매일매일의 등락률을 2배로 증폭시킨다는 의미로, 장기 보유 시 복리 효과 때문에 정확히 2배가 안 될 수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저는 레버리지에 투자할 생각이 없었는데, 보수 차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 코덱스 레버리지: 운용 규모 6.4조, 보수 64BP (연 0.64%)
- 타이거 레버리지: 운용 규모 0.4조, 보수 2.2BP (연 0.022%)
30배 가까운 차이입니다. 같은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인데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다는 게 이해가 안 됐습니다. 레버리지를 운용하려면 선물이나 스왑 같은 파생상품을 활용해야 해서 비용이 더 든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30배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이거 레버리지의 운용 규모가 0.4조로 작다는 점은 분명 리스크입니다. 규모가 작은 ETF는 조기 청산 가능성도 있고, 거래 시 호가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운용 규모 부족으로 상장폐지된 ETF 사례가 있습니다(출처: 한국경제신문). 하지만 미래에셋이라는 대형 운용사가 운영하고, 보수를 이렇게 낮춰서라도 규모를 키우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보니 1천만원을 1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코덱스는 연 64,000원, 타이거는 연 2,200원의 보수가 나갑니다. 61,800원 차이입니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 금액이 클수록 이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동성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타이거 쪽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점은, 증권사 앱과 운용사는 별개라는 겁니다. 삼성증권 앱을 쓴다고 코덱스만 살 수 있는 게 아니고, 미래에셋증권 앱으로 코덱스를 사도 됩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헷갈렸는데, ETF는 운용사가 만든 상품이고 증권사는 그냥 거래 플랫폼일 뿐입니다.
코스피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할지는 각자 판단할 문제입니다. 다만 들어간다면 어떤 ETF를 고를지는 명확합니다. 지수 ETF는 성과가 같으니 보수와 운용 규모만 확인하면 됩니다. 저는 일반 코스피 투자는 타이거200, 레버리지는 타이거 레버리지를 선택했습니다. 여러분의 선택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