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10조원이 코스닥 ETF로 몰렸습니다. 저도 그 흐름을 지켜보면서 '이번엔 다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2024년 3월 12일, 국내 최초로 코스닥 액티브 ETF 두 종목이 동시에 상장되었습니다. 타임폴리오 자산운용의 '타이 코스닥 액티브'와 삼성액티브 자산운용의 'KOACT 코스닥 액티브'입니다. 단순히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상품이 아니라, 전문 운용역이 직접 종목을 선별하여 초과수익을 노리는 구조입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시점에서, 이 두 상품을 어떻게 비교하고 선택해야 할까요?

패시브와 액티브, 왜 이제 코스닥인가
ETF가 펀드를 대체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투명성, 편의성, 낮은 수수료. 제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뉴스로만 접했던 글로벌 분산투자 펀드 사태를 떠올려보면, 당시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이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었습니다. 4조원 규모의 펀드가 중국 주식에 80% 집중되어 있었고, 결과는 반토막이었습니다. 여기서 펀드의 치명적 약점인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 드러났습니다. 정보 비대칭이란 투자자와 운용사 간에 보유 자산 정보가 불균형하게 공유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ETF는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매일 보유 종목과 비중을 공개하니까요.
그런데 ETF 안에서도 두 가지 흐름이 있습니다. 패시브(Passive)는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방식입니다. KODEX 200이나 TIGER 코스닥150처럼 지수 편입 종목을 동일 비중으로 담아 시장 평균 수익률을 그대로 가져갑니다. 반면 액티브(Active)는 운용역의 판단으로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을 조정하여 지수를 초과하는 수익을 목표로 합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액티브 펀드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했지만, 2024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패시브 자산이 액티브를 처음으로 추월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수를 이기는 매니저가 드물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코스닥에서 액티브 ETF가 주목받을까요? 코스닥은 정보 비대칭이 극심한 시장입니다. 삼성전자처럼 수십 개 애널리스트가 분석하는 대형주와 달리, 코스닥 중소형주는 커버리지 자체가 부족합니다.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5%를 넘는 우량 기업도 있지만, 실적 없이 상장만 유지하는 기업도 섞여 있습니다. 여기서 ROE란 기업이 주주의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정부는 2024년부터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상장폐지 기준 시가총액이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2025년 7월부터는 200억 원으로 상향됩니다. 1,000원 미만 동전주도 7월부터 퇴출 대상입니다(출처: 금융위원회). 2024년에만 38개 기업이 퇴출되었고, 올해는 최대 150개가 추가 대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액티브 운용의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한 시장이니까요. 실제로 석 달간 코스닥 패시브 ETF 세 종목에만 10조원이 몰렸다는 건, 코스닥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개별 종목 선택은 어렵다는 방증입니다. 저 역시 코스닥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떤 종목을 담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이번 코스닥 액티브 ETF입니다.
타임폴리오 vs 삼성액티브, 무엇을 봐야 하나
두 운용사는 모두 액티브 운용에서 검증된 곳입니다. 타임폴리오 자산운용은 2008년 설립되어 현재 17개 액티브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ETF 순자산만 5조원을 넘겼습니다. 삼성액티브 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에서 2017년 분사한 회사로, 19개 액티브 ETF와 약 6.4조원 규모의 투자일임 자산을 운용 중입니다. 두 회사 모두 바이오 액티브 ETF에서 이미 경쟁 중인데,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보면 타임폴리오가 33.08%, 삼성액티브가 29.23%로 타임폴리오가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코스닥 액티브 ETF를 선택할 때는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수수료입니다. KOACT 코스닥 액티브는 연 0.5%, 타이 코스닥 액티브는 연 0.8%입니다. 1천만 원을 3년 보유 시 각각 약 15만5천 원, 25만5천 원의 보수가 발생합니다. 0.3%포인트 차이는 결코 작지 않지만, 핵심은 이 비용 차이를 수익률로 메울 수 있느냐입니다. 총보수(Total Expense Ratio, TER)란 ETF 운용에 드는 모든 비용을 합산한 연간 비율을 의미합니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보다 보수가 높은 대신, 지수 대비 초과수익(알파)을 목표로 합니다.
둘째, 운용 전략입니다. 업계 정보를 종합하면 타임폴리오는 상장 초기에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2차전지, 바이오, 소부장 같은 코스닥 주요 업종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변동성을 관리하는 전략입니다. 반면 삼성액티브는 초반부터 저평가된 이익 성장주를 적극 발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쉽게 말해 타임폴리오는 수비적, 삼성액티브는 공격적 출발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초기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안정적 접근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공격적 전략이 더 큰 수익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셋째, 기존 운용 실적입니다. 두 회사가 운용 중인 다른 액티브 ETF의 보유 종목은 각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타임폴리오의 경우 나스닥100 기반 액티브 ETF에서 최근 1년 8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같은 기간 QQQ(나스닥100 추종 ETF)가 25% 안팎이었으니 세 배 이상 차이입니다. 물론 모든 액티브 ETF가 이런 성과를 내는 건 아니지만, 운용사의 종목 선별 능력을 가늠하는 참고 자료는 됩니다.
솔직히 저는 과거에 스타 매니저를 믿고 펀드에 들어갔다가 타이밍을 놓친 경험이 있습니다. 초반 수익률이 좋아 자금이 몰리면 운용 규모가 커지고, 그러면 기민한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수익률이 하락하는 악순환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운용사의 과거 장기 성과를 더 꼼꼼히 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5년, 10년 꾸준히 지수를 이긴 매니저는 정말 드뭅니다. 단기 성과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최소 3년 이상의 트랙레코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코스닥 액티브 ETF는 분명 의미 있는 선택지입니다. 정부의 부실기업 퇴출 정책으로 코스닥 시장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고, 전문가가 옥석을 가려주는 상품까지 나왔으니까요. 다만 액티브 ETF라고 해서 하락장에서 손실을 완전히 막아주는 건 아닙니다. 시장 전체가 무너지면 함께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고 입지를 따졌던 것처럼, ETF 투자도 '내가 왜 이걸 사는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가 잘 굴려줄 것 같아서가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 대한 제 판단이 먼저 서야 합니다. 그 판단이 섰다면, 패시브보다 액티브가, 그리고 어떤 운용사가 내 투자 성향과 맞는지를 차근차근 비교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