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미국 증시는 기술주 전면 급락이라는 충격파에 휩싸였습니다. 알파벳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흔들렸고, 장 마감 후 아마존은 2,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10%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고용 데이터 부진과 비트코인 13% 폭락까지 겹치며 투자 심리는 극도로 냉각되었습니다. 과연 이 대규모 AI 투자는 미래를 여는 열쇠일까요, 아니면 과도한 지출의 늪일까요?

구글·아마존의 천문학적 AI 투자, 과연 정당한가
알파벳은 4분기 실적에서 매출 18%, 순익 30%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48% 급증하며 월가 예상치 38%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클라우드 수주 잔액은 전 분기 대비 55% 증가한 2,400억 달러에 달했고, 애플이 구글 클라우드를 채택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투자 규모였습니다.
알파벳은 2026년 자본 지출이 1,750억 달러에서 1,8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작년 920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며, 월가 예상치 1,295억 달러보다 50%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금액이 작년 순익 1,320억 달러를 초과한다는 점입니다. 순다 피차이 CEO는 "밤에 잠 못 들게 하는 고민은 컴퓨팅 용량에 관한 것"이라며 "전력, 네트워크, 공급망 제약 속에서 엄청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마존은 더욱 파격적이었습니다. 4분기 AWS 매출이 24% 성장하며 지난 13분기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주당 순익은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습니다. 결정타는 2026년 자본 지출 가이던스였습니다. 아마존은 2,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 1,470억 달러보다 500억 달러 이상 많은 금액입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오픈AI 투자로 향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0% 급락했습니다.
도이치뱅크는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실적을 내놓았고, 주요 모든 부분에서 강한 성장을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번스타인은 "투자 사이클 가속화로 주당 순익과 잉여 현금 흐름이 일정 범위에 묶인 상황에서, 관건은 2027년 이후 투하 자본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시티은행은 "뚜렷한 AI 수요 신호를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게 맞다"며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승자독식 시장에서 지금 투자를 멈추면 기술 주도권을 영원히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며, 풍부한 현금 흐름을 가진 빅테크만이 감당할 수 있는 진입 장벽 쌓기 전략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크리스 월러의 경고와 고용지표 충격
2월 5일 발표된 고용 데이터는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충격을 안겼습니다. 고용 정보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월 기업 감원은 10만 8,000건으로 전년 대비 118% 급증했습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UPS, 아마존, 다우 등 세 회사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아마존은 1만 6,000명, UPS는 3만 명의 해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보다 2만 2,000건 증가한 23만 1,000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12월 첫째 주 이후 8주 만에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2주 이상 신청한 지속 청구 건수도 2만 5,000건 증가했습니다. 노동부 발표 12월 JOLTS 보고서에서는 채용 공고 건수가 654만 건까지 떨어졌는데, 11월 715만 건에서 거의 60만 건이 사라진 것입니다. 시장 예상치는 725만 건으로 개선을 예상했으나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연방준비제도 크리스 월러 이사는 1월 30일 성명을 통해 "2026년 계획된 해고가 많다는 점이 향후 고용 성장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나타내고, 노동 시장의 심각한 약화가 중대한 위험 요소임을 시사한다"며 금리 동결에 반대 표를 던진 이유를 밝혔습니다. 오늘 고용 보고서가 연이어 부정적으로 나오자 '월러의 저주'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었습니다.
다만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1월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가 심각한 겨울 폭풍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인디드, 링크드인 등 민간 고용 정보 업체 데이터를 인용하며 "12월 채용 공고는 2만 8,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해고율도 1.1%로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아직 경기 침체를 예단하기엔 이른 측면도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1월 비농업 고용은 8만 명 증가, 실업률은 4.2%로 예상되는데, 다음 주 발표될 실제 수치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비트코인 13% 폭락과 기술주 동반 하락의 의미
암호화폐 시장은 2월 5일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13% 급락해 6만 3,500달러까지 떨어졌고, 이더리움 역시 13% 하락해 1,860달러대에 거래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급등했던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당선 전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강제적인 디레버리징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는데, 레버리지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청산당하면서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7억 2,200만 달러 규모의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었습니다.
하락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의장 후임으로 지명한 케빈 월시가 매파 성향으로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해 왔다는 점입니다. 유동성 축소는 투기적 자산인 암호화폐에 악재로 작용합니다. 둘째, 스캐프 SEC 의장이 하원 청문회에서 "납세자 자금을 비트코인에 투자할 권한이 없다"고 밝힌 것도 실망감을 키웠습니다. 셋째,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클래리티법 심의가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보류되었습니다.
여기에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3일간 2,972개 이더리움을 매도해 669만 달러를 현금화했다는 소식과, 막대한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레티지의 순자산 가치 대비 주가 수익 비율(MN NAV)이 1 이하로 떨어져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악재였습니다. 마이클 세일러는 "호들(HODL, 죽을 때까지 보유)"이라는 한 단어로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 폭락은 기술주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대부분 고베타 기술주, 특히 반도체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트코인이 급락하면서 증거금 요구(마진콜)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기술주까지 매도하는 악순환이 발생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는 모멘텀 주식 바스켓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악의 하루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가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는 "논리적으로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일시적 과잉 반응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2월 5일 미국 증시는 알파벳과 아마존의 천문학적 AI 투자, 악화된 고용지표, 비트코인 폭락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렸습니다. S&P 500은 1.23%, 나스닥은 1.59% 급락했으며, 국채 10년물 금리는 9bp 하락해 4.186%를 기록했습니다. 빅테크의 막대한 투자는 승자독식 시장에서의 생존 비용이자 진입 장벽 쌓기 전략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부담 요인입니다. 고용 데이터는 계절적 요인과 노이즈가 섞여 있어 다음 주 비농업 고용 지표를 지켜봐야 하며, 비트코인 급락은 기술주 레버리지 청산으로 이어지며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이 혼란 속에서 K-반도체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하고, 고배당 방어주로 포트폴리오를 헷지하며, 암호화폐 시장을 기술주 투자 타이밍의 선행 지표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2월6일] 고용 지표도 흔들'..월러의 저주' 나타나나 | 아마존 "난 $2000억"
https://www.youtube.com/live/3p6_ZMh6mYo?si=kHPBPzDe0sLRpVlM